83.몸이 말을 걸었다|身体向我说话

83.몸이 말을 걸었다|身体向我说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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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언어의 온도>원고 작성에만 매달렸더니 결국 몸에 탈이 났다.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졌고 온몸이 찌뿌드드했다.

콧물도 심했다. 나이아가라 폭포수처럼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두통은 더했다. 섬세한 성격의 국가대표 사격 선수가 내 오른쪽 관자놀이를 과녁으로 삼아 날카로운 바늘로 쿡쿡 찌르는 것 같았다. “한 놈만 팬다”는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의 명대사가 떠올랐다.

새벽 1시쯤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모로 누웠다가 똑바로 누었다가 하면서 밤새워 뒤척였다. 순간 몸이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그동안 쌓인 불만과 짜증을 쏟아내며 칭얼거리는 것처럼 들렸다.
“이봐요. 이 작가, 내가 참을 만큼 참았어. (당신의) 눈도 손도 두뇌도 정말 피곤하단 말이야. 이제 좀 쉬게 해줘요. 당신도, 나도 알파고가 아니란 말일세!”
뜨끔했다. 긴 문장에 쉼표가 필요하듯 우리 몸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고 산 것인가 싶었다. 내 몸에, 특히 소우주로 불리는 내 뇌에 미안했다. 그래서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그래, 앞으로 그러지 않을게. 네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을게. 꼭 감지할게.”

베개를 베고 자세를 고쳐 누우면서 이번 주말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린 무엇을 중단하거나 멈추는 데 익숙하지 않다.
‘나’를 헤아리는 일에도 서툴다.
소셜 미디어로 타인과 소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정작 자신과 소통하며 스스로 몸과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살다 보면 싸워야 할 대상이 차고 넘치는데 굳이 ‘나’를 향해 칼끝을 겨눌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자신과의 싸움보다 자신과 잘 지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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