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冠时代的单身生活》之五(韩中双语文稿)

《新冠时代的单身生活》之五(韩中双语文稿)

00:00
09:18

전화기 너머의 아버지를 향한 내 목소리에 약간의 짜증이 실렸다. 

对电话那头的父亲,我的声音夹杂着些许不耐烦。


“아 왜요?회의 중이라고 했잖아요?”
"喂,什么事?我不是说正在开会吗?"”


“아 저, 아무리 회의 중이라도 문자에 답은 줘야지. 오늘이 뭔 날인지 참말로 잊어버린 거야?”
"啊那个,就算在开会,我给你的短信你也该回复啊。今天是什么日子,你真的忘了吗?”


“어! 엄마 기일! “

"啊!妈妈的忌日! “


순간 머리를 때리고 지나가는 뜨거운 번개, 어머니의 기일이었다. 아버지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는 방안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고 했다. 돌아가신 지 3년 차, 그러니깐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탈상”을 선언한 셈이었다. 일찍 퇴근하라고 반차라도 낼 수 있으면 내고 오라고 아침 출근길에 신신당부했건만 까맣게 잊고 말았다.
那一刻,一个炽热的闪电略过我的脑海,今天是妈妈的忌日。父亲说过,今年是最后一年,以后不会在家里置办祭祀。妈妈去世已经3年了,也就是说,算是传统意义上的"服丧期满"了。我早上上班的时候,父亲千叮咛万嘱咐,让我早点下班,要是能请半天假回来更好,可我却忘得一干二净。


“아 잊어버릴 걸 잊어야지. 니 애미가 니한테 어떻게 했는디!”
"啊,你忘记事情总该有个度吧。你妈妈对你多好!"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수없이 들어온 아버지의 잔소리가 또다시 시작될 참이었다.
父亲那早就让我听得耳朵起茧子的唠叨,现在又要开始了。


“아 세상 천지 니 애미 같은 애미가 어딨냐? 딸년 결혼 날짜 받아놓고 행여 몹쓸 짓할까 봐 하루하루 얼마나 용을 쓰고 살아냈는디, 휠체어 아니면 한 발짝도 못 될 처지에도기여코 화촉을 밝혀준 그런 애미가 아니더냐”
"啊,天底下能做到像你妈一样的妈妈哪儿还有啊?女儿的婚期定下来后,她生怕自己会做出傻事,每天过得多么努力!她本身离了轮椅寸步难行的,还要坚持给你点亮花烛,像这样的妈妈到哪儿还有啊?"


그럴 때마다 마음 바닥에 괴어오르던 몇 마디를 난 여전히 아버지께 쏟아내지 못했다. 그때 결혼식장은 눈물바다가 됐고 결혼 생활 역시 눈물로 끝나고 말았다. 이번에도 잔소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나의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每当这时,有几句话总是涌上我的心底,但我始终没能对父亲说出口。当时的婚礼现场成了泪水的海洋,我的婚姻生活最终也以泪水告终。我预想父亲这次也会继续唠叨,但结果却出乎我的意料。


“그려 저 회사 일 때문에 그리 됐다니, 더는 말 안하겠다만은 여튼지 서둘러 와라,  이?”
"行了,因为公司有事变成这样了,我就不多说了,但是你得赶紧回来,知道吧?"


“응 아 네 네 아버지.”

"嗯,是的,是的,爸爸。"


아버지가 달라졌는데!

爸爸变了呢!


평소와 다른 부드러운 말투, 차분한 음성, 너그러운 이해심까지, 따스함 같은 게 가슴 가득 차올랐다. 4년을 꼬박 채운 어머니의 기나긴 투병생활 동안 손발처럼 곁에 붙어 온갖 시중을 다 든 아버지가 아니던가.
父亲的表现不同于往日,那柔和语气、沉稳的声音,还有宽容的理解心,让我从心底感受到一股温暖。在母亲长达4年的与病魔抗争的日子里,像手脚一样服侍在她身边的就是父亲。


“아휴, 당신 혼자 대소변 수발하는 거 힘들어서 못 해요.”

"哎哟,你一个人端屎端尿太累了,你不要再做了。"


“아이고”

"哎哟"


“그만하면 됐으께 제발 요양원에 보내줘요.”

"行了,你别再伺候我了,拜托你送我去疗养院吧。"


“아이고 뭐 또 그 소리다. 내가 다 할 거구먼. 내 몸뚱아리 붙어 있는 동안은 당신 요양원안 보낼겨.”
"哎呀,又说什么呢。我来做就行了。只要我还在,我就不会送你去疗养院的。"


난 문득 가슴이 아리고 또 부끄러워졌다. 고분고분한 대답이 절로 흘러나왔다

我顿时觉得心痛又羞愧。不由自主地乖乖回答道:


“네 아버지 죄송해요. 금방 갈게요.”
"好的,爸爸,对不起。我马上回去。”


“그,사실은 소개시켜 줄 양반도…”
"那个,其实有个人想介绍给你……”


“택시!”
"出租车!"


지나가는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들며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전화기 속에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전멸했다. 집에 가면 또 한 소리 들을 게 뻔했다. 버르장머리 없이 어른이 전화를 끊기도전에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아버지의 나무함에 대한 걱정보다는마지막 말에 대한 궁금증이 날 사로잡았다.
看到有出租车路过,我挥手去拦,同时按下了结束通话键。电话里父亲的声音中断了。回家之后,肯定又会听他唠叨。太没规矩,长辈还没挂电话呢,就说怎样怎样。但是,比起父亲的责怪,我对他的最后一句话更加好奇。


내게 소개할 사람이라니, 누구지?
有个人要介绍给我,是谁呢?


“아버지, 저 왔어요.”
"爸爸,我回来了。"


“오메 그래도 전화 통화하고는 따라왔는가 다잉。”
"
额,虽然晚了些,也是接到电话马上就回来了啊。"


“우리 아버지 대단하시다.”

"我老爸可真厉害。"


나무랄 데 없이 갖춰진 제사상이었다.  아무리 뜯어봐도 아버지 솜씨일 리는 없었다. 그렇다고 굳이 칭찬을 아낄 필요는 없을것이다. 

无可挑剔的祭祀桌。怎么看都不可能是父亲的手艺。但我也没必要吝啬夸奖。


“아버지 대단하세요. 집안에서 지내는 마지막 제사라고 온갖 정성을 다 들이셨네.”
"爸爸你真厉害。看来因为是最后一次在家祭祀,你倾注了所有的心血。"


“아 그게, 그것이…”
"啊,那个,那个……”


아버진 약간 경직된 입매를 허물다 말았다. 종일 무신경하게 대응했던 나에 대해 화가 난 탓이리라 싶어 서둘러 변명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도 아버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술을 올리라는 말도, 절을 드리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제사 예식 자체는 시작할 생각이 없는 듯이 보였다.
父亲略微生硬的嘴角缓和了一下又恢复了原样。我想,大概是因为我一整天都不给他回应,他生气了,连忙为自己辩解。但是,对我的辩解,父亲也没有特别的反应。他既没有让我敬酒,也没有让我磕头。也就是说,他似乎压根就没有开始祭祀仪式的想法。


“앗다!”

"哎呀!"


“아버지, 제사 안 지내요?”

"父亲,不祭祀吗?”


“어?”

"哦?"


“술 올릴까요?”
"要敬酒吗?”


“어?(벨소리) 아이고! 어찌 되셨소? 딸내미가 이제서 왔으만… 아이고 저런… 아이고 설마… 그럴리가! 아이고…”
"咦?(电话铃声) 哎呀!怎么样啦?我女儿现在才来哎哟,真是的哎呦,难道。怎么可能!哎呀…”


뭐야? 왜 나가? 내가 들어서는 안 될 얘기라도 있다는 거야? 누군데? 게다가 아버지 원래 말투는 저렇게 정중하고다정한 말투 아니었잖아?

啥?为什么要出去?有什么我不该听到的吗?是谁呀?并且父亲原来说话也没有这么客气这么亲热啊?


평소답지 않은 아버지의 모습이 다소 의아스러웠다. 누구와의 통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父亲一反常态的样子多少让我有些吃惊。我完全猜不出他是在和谁通话。


어머니 간병을 이유로 명예퇴직을 하고 난 이후 아버지의 사회적 관계망은 급속히 축소돼전화 통화를 주고받을 정도의 사이는 내게도 대부분 알려진 이들이었다.  영정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父亲因照顾母亲名誉退休后,社会关系网迅速缩小,可以通电话的程度的朋友,我大部分都知道。我和在遗像照片中正在笑的母亲对视到了一起。


“엄마!”

"妈妈!"


“아야, 너만 아니었음, 니 아버지랑 진작에 갈라섰지. 탕 탕 큰 소리 치더만, 응 셋집이고 패물이고 웬갖 것이 다 빚이더란 말이다. 세상에 그 때 나가 까딱 마음 한 번 잘못 먹었음 이렇게나 이쁘고 귀한 내 새끼 지어볼뻔했지
"孩子,要不是你,我早就跟你爸分手了。听他自己说得好听,哎,租来的房子,首饰什么的,都是欠债买来的。天啊,我当时要是决心下错了的话,差点就把我这么漂亮又珍贵的宝宝打掉了。


아휴 내 인생에서 제일로 후회되는 것이 뭔지 아니냐 동생들 줄줄이 딸린 가난한 집 장남하고결혼한 것이구만. 그라고 내 인생에서 최고로 잘한 일은 말이다. 낙태냐 결혼이냐 갈림길에서 낙태를 선택하지 않은 것이여.
哎呦,你知道我人生中最后悔的事是什么吗?就是和有一群弟弟妹妹的穷人家的长子结了婚。那我人生中做得最棒的事情什么呢?就是在堕胎和结婚的十字路口,我没有选择堕胎。


그 시절이 어떤 시절인가 하면 말이다. 한 자녀 출산을 국가시책으로 삼았던 시절이지. 그때는 낙태가 권장되고 불임 시술이 장려되던그런 시절이었어. 여성들 임신 중절, 뭐 그런 거는 불법도 뭣도 아니었지. 니를 없애는데 삼분만 참으면 된다는 겨. 근디 못 하겠더라.
那当时是一个什么年代呢。那时从国家层面鼓励一对夫妻一个孩。当时是鼓励堕胎、鼓励绝育手术的。女性人流什么的,也不违法,也不算什么的。要是把你打掉,说只要忍三分钟就可以了。但是,我实在做不到。


그때 돌아선 그 순간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구먼.”
我转身离去那一刻,是我人生中最棒的一刻。"


“엄마!”
"妈妈!"


문득 뭔가가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그녀, 키위주스를 홀짝이며 속이 불편한 듯 끄르럭대던그녀, 임신한 친구가 걱정돼 알아봐주려 한다고슬쩍 말을 돌리던 혹시나 그 언니한테 도움을 청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물어보던 그녀, 날 방어해주지 못해 미안했다던 그녀, 그녀는 날 어디까지 믿은 것일까? 난 과연 그녀를 방어해 줄 수 있을까?
突然有一种东西从我心中掠过。她,啜着猕猴桃汁,看起来胃里很不舒服的她,拐弯抹角地说因为担心怀孕的朋友而替她打听,小心翼翼地问那个姐姐能不能帮忙的她,说因为没能保护我而抱歉的她,她到底信任我到什么程度呢?我真的能保护她吗?

以上内容来自专辑
用户评论

    还没有评论,快来发表第一个评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