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疫情时代的单身生活》之四(韩中双语文稿)

《疫情时代的单身生活》之四(韩中双语文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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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기, 사실은…”

"那、那个,其实……”

“사실은, 뭐?”

"其实什么?"

“부탁할게 하나 있어서…”

"我想拜托你件事……”

그러면 그렇지. 이유가 있어서 부르는 거야.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켜온 우리 둘 사이의 거리두기가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해제될 리가 없지.

就是嘛。喊我是有原因的。我俩从疫情之前就一直保持的距离,不可能无缘无故地突然消失。

“자기 언니가 산부인과 의사라고 했던 것 같은데. ”

"你好像说你姐姐是妇产科医生来着。”

뭐? 뜬금없이 왜 이래? 나한테는 언니는 커녕 동생도 없다고. 최소한 인적사항 정도는 알고 지낸 지가 7, 8년은 되는 사이에, 이건 너무하잖아!

什么?莫名其妙地这是干嘛? 我别说姐姐了,连弟弟妹妹都没有。我们都认识七八年了,了解基本的个人资料不是最起码的吗,这也太过分了吧!

“나 무남동녀였다는 거 몰랐어? ”

"你不知道我是独生子女吗? ”

“아니, 그 사촌 언니인 거 있다고 하지 않았어? 청춘을 누리지 못하는 그 언니가 너무 불쌍해 보여서절대로 의대 진학은 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고 자기가 그랬었잖아. ”

"不,你不是说你有个表姐吗?你说看到那个姐姐无法享受青春的样子太可怜了,所以决定坚决不考医科大学的。 ”

“아, 그 언니! 엄친 딸! ”

"啊,那个姐姐! 妈妈朋友的女儿!"

양이모 얘기구만. 친이모는 아니지만 엄마 살아계실 때는 친이모보다 더 친하게 지내기는 했지. 양이모 딸이 의사였고.

原来是在说梁姨啊。梁姨虽然不是我亲姨妈,但妈妈在世的时候,她们两个人比亲姨妈更亲近。梁姨的女儿是医生。

“난 또 누구라고. 그래, 기억나. 양이모 딸이 산부인과 의사거든. 근데 그건 왜? ”

"我以为说谁呢。是,我记得。梁姨的女儿是妇产科医生。问她干吗?"

“아 그게 말이지. 내 친구가 임신을 했다는데 그게…”

"啊,那个…… 我有个朋友说她怀孕了,那个…”

그녀는 쥐고 있던 주스잔을 빙빙 돌리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않았다. 표정이 어두웠다. 쿨하게 짝이 없는 평소의 그녀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내 궁금증을 부추겼다. 그럼에도 나는 가만히 그녀의 말없음을 견뎌주기로 했다.

她握着手里的果汁杯转来转去,半晌没有说话。她的脸色黯淡。她平时总是大大咧咧的,今天这反常的感觉激起了我的好奇心。尽管如此,我还是决定静静地忍受她的沉默。

친구 좋아하네. 임신했다는 거 네 얘기지?

你还真是喜欢拿朋友来说话啊。怀孕的是你自己吧?

“승진 심사 때, 자기가 왜 나한테 밀렸는지 알아? ”

"在升职考核时,你知道你为什么输给我了吗? ”

“뭐? 친구 임신 얘기하다가 갑자기 내 과거가 왜 훅 들어오는데? ”

"什么?说着你朋友怀孕的事呢,为什么突然提起我的过去? ”

“승진 심사 앞두고 청첩장 돌리는 바보가 어딨어. 그래도 뭐 결혼만이었으면 그런대로 양해가 됐겠지. 속도외반이 뭐니? 몇 개월 내로 출산휴가 받을 사람을 승진시킬 회사가 어디 있다고. ”

"都临近升职考核了,你还去发结婚请帖,哪有这样的傻瓜?若只是结婚也就罢了,或许人家还能理解,但你怎么还来个超速(隐语,指婚前怀孕)? 你几个月内就要休产假,有哪家公司能给你这样的人升职啊?”

신혼여행 중에 유산돼 여행도 신혼도 꽝이 돼버린 잊힌 줄 알았던 기억이 아프게 떠올랐다. 자연적으로 중지된 임신은 그 한 번만이 아니었다. 쉬운 임신과 반복되는 유산. 채 3년을 넘기지 않은 결혼기간 동안 8, 9개월 간격으로 되풀이된 일련의 사태에

我在蜜月旅行中流产,让旅行和新婚都化为泡影,这段我以为已经遗忘的记忆又深深地刺痛了我。我的自然流产不止这一次。总是轻松地怀孕、反复地流产。在不到3年的婚姻生活里,每隔8,9个月就会发生这样的一系列事件,

의사는 “습관성 유산입니다.”

对此,医生说"这是习惯性流产。"

그게 병의 이름인지 상태에 관한 설명인지 아리송했지만 내가 특이 체질이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내게 휴직을 강압한 건 그의 부모였다. 

那到底是病名,还是关于我状态的说明,我搞不清楚,但可以肯定的是,我是特殊体质。逼我辞职的是他的父母。

“니 일도 중요하다만, 남의 집 며느리로 들어왔으면 대는 이어줘야지. 임신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조심하면 가능성이 아주 없는 건 아니라니까, 해보는 데까지 해봐야지.”

你的工作固然重要,但到了别人家来做媳妇,总得给人家传宗接代吧。 你又不是不能怀孕,小心一点也不是完全没有可能。尽最大的努力去尝试吧。”

그의 부모는 내 인생에 대한 간섭이 그들의 당연스러운권리인 것처럼 당당하게 요구했다. 그들과 나 사이에 분명한 경계선을 긋기로 계획하면서부터 그와 나 사이 또한 어긋나기 시작했다.

他的父母似乎觉得,干涉我的人生是他们的理所当然的权利,理直气壮地提出要求。 从我打算着跟他们划清明确的界限开始,他和我的关系也出现了裂痕。

“넌 체질만 특이한 게 아니라 성격도 특이한 것 같아. ”

"你好像不仅体质特殊,性格也很特殊。”

거듭 중지되는 임신, 끝장난 결혼, 물 건너간 승진 기회, 모두 지나간 얘기다. 그런데 이제와서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를 알 수가없었다. 무례하기 짝이 없는 도발에 소리라도 내지르려는 순간그녀의 맥락없는 사과가 이어졌다.

反复的流产、终结的婚姻、破灭的晋升机会,这些都过去了。我搞不清楚她这个时候提出这个话题的原因。我觉得她这是在对我没礼貌的挑衅,我正打算吼她,却听到了她接下来的道歉。

“미안해. 그때 널 적극적으로 방어해 주지 못해서. ”

"对不起,当时没能主动保护你。 ”

“뭐? 뭘 방어해? 니가 뭘? 어떻게? ”

"什么?保护什么? 你说什么呢?怎样保护?"

“옛날 얘기 꺼내서 미안한데 그때 일 미안해서 내가. ”

"提起了以前的事情很抱歉,但是当时的事情,我一直感到很抱歉。 ”

승진보다 결혼과 애 선택했다가 결국 다 망친 거 확인시켜 주려는 거야?

你难道是想提醒我,当初我选择结婚生子没有选择升职,结果却一无所获的这件事吗?

“우리 둘 실력은 비등비등 했었잖아. ”

"我们俩的实力不是不相上下吗? ”

“그랬나? ”

"是吗?"

두고 봐. 파트장 승진엔 너보다 늦었지만 팀장 승진에선 널 앞지를 테니까.

等着瞧吧。虽然晋升科长我比你晚,但晋升部门经理我会赶在你前面的。

진동으로 설정해둔 손전화가 부르르 떨었다. 평소에 그녀와 다른 묘한 감상, 묘한 자책감이 부담스러웠다. 본론을 얼른 끝내고 싶어졌다.

设置成振动模式的手机哆哆嗦嗦抖了起来。她那不同于往日的微妙的感伤、微妙的自责感让我感到很有压力。我想快点结束话题。

“친구 얘기로 다시 돌아가서 그러니까 뭘 도와달라는 거야? ”

"我们再谈谈你朋友的事情吧,到底让我帮什么忙啊? ”

“아이 낳을 상황이 아니야. 아직 결혼한 것도 아니고 회사에선 나름 자기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마당인데 어떡하냐고 걱정이 태산이더라고. ”

"现在还不具备生孩子的条件。现在还没有结婚,在公司里刚刚才算站稳脚跟,生了孩子可怎么办,担心得不得了。 ”

“그니까 아이를 지우고 싶다는 건가? ”

"也就是说想把孩子打掉吗? ”

“아마도. 법령 개정을 한다 어쩐다 말들은 많지만 아직까진불법이니까. ”

"大概是吧。虽然有很多人说要修改法律什么的,但到目前为止人工流产还是违法的。”

“불법을 불법 아니게끔 하는 방법을 찾아달라, 뭐 대충 그런 얘기? ”

"也就是说,希望能帮忙给这件违法的事情,找出一个不违法的方法,大概就是这种意思吧? ”

“어. ”

"嗯。"

“임신 몇 주차야? 애 아빠 되는 사람도 동의했대? ”

"怀孕几周了? 孩子爸爸也同意吗?”

“어? ”

"哦?"

이렇게 대놓고 낯빛이 어두워지면 어떡해? 너도 참 어쩔 수 없구나. 네가 미우면서도 철저하게 미워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래 너의 그런 솔직한 눈빛 때문이라고.

你就这么毫无遮掩地脸色黯淡下来怎么行? 我也真是拿你没办法了。 我之所以既恨你,又不能彻底地恨你,对,就是因为你这直率的眼神。

“동의를 하고 말고 할 입장이 안 될걸. 여행사 직원이었다던데 아마 지금은 백수가 됐겠지. 월경이 한 번 빠졌다니까. 주수는 얼마 안 될 것 같은데. 어쩌면 이번 결정에 따라 두 사이의 다음 진로가결정되지 않을까... 라고. 아, 친구가 그러더라고. 잘은 모르겠지만. ”

"他应该还没有权利表示同意还是不同意。说是旅行社职员,现在应该成了无业游民了吧。 停了一次月经,应该还没多少周。也许这次的决定会左右两个人下一步的发展方向吧。 啊,我朋友说的。我也不太清楚。”

아버지의 호출이 계속되고 있었다. 모른체로 계속 미뤄두기엔 그 집요함이 평소와 달랐다. 뭔 일이라도 생겼나 싶은 불안감이 슬며시 치밀어올랐다. 게다가 그녀의 부탁이 그녀 자신을 위한 것임을 뻔히눈치채고서 모른 척 시침대고 앉아있기가 민망스럽기도 했다.

父亲的呼叫仍在继续。他今天与以往不同,显得格外执着,我不能一直装作不知道。我的心底涌起一股莫名的担忧,难道是发生了什么事情?并且,我明明已经察觉到她的请求就是为了她自己,却还要装作不知道,坐在那里也觉得很尴尬。

“아버지야, 아까부터 계속 전화를 하시네. 무슨 일 있나 봐. 미안해, 나 먼저 일어설게. 내일 봐. ”

"是我爸爸,他刚才就一直在给我打电话。好像有什么事情呢。不好意思,我得先走了。 明天见吧。 ”

“어, 그래. 가. ”

"嗯,好的。走吧。"

“연락 줄 게. ”

"我会给你联系的。 ”

“어. ”

"好。"

그녀의 얇은 등에다 새삼 다짐을 얹어주며 카페를 나섰다.

我拍拍她单薄的后背,让她放心,然后走出了咖啡厅。

수많은 차량이 줄지어 늘어선 거리는 휘황하고 찬연했다. 바람 끝이 제법 쌀쌀했다. 충분히 물들지 않은 갈잎 하나가 팽그르르 내 발등 위로 떨어져 굴렀다.

车水马龙的街道灿烂辉煌。风吹过留下阵阵凉意。一片没有完全变红的落叶咕噜噜滚到了我的脚背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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