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天我们继续欣赏韩国作家尹盛熙的短篇小说《生日快乐(해피 버스데이)》。
어머니는 칼국수를 끊이다가 나를 임신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날따라 유난히 밀가루 냉새가 역겨웠던 것이다. 어머니가 열여섯 살 때부터 일했던 나드리 미용실 원장은 비가 오는 날이면 어머니에게 칼국수를 끓이게 했다. 비가 오면 파마를 하는 손님이 없었고, 원장은 어머니가 노는 꼴을 보지 못했다. 속이 메슥거려서(恶心)어머니는 칼국수를 얼마 먹지 못했다. 달고 신 게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참에 미용실로 전화가 왔다. 아버지와 같이 상경한 고향 친구였다.
"태수가 크게 다쳤어요. 공장에서 사고가 나서... 얼른 병원에 가보세요. "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어머니는 나를 지워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 그때 어머니 옆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말을 걸었다.
"누가 아파요?”
“네, 남편이요."
“난 아들. 택시를 몰고 있는데 사고가 났어요. 청포도 사탕이에요."
"괜찮아요, 할머니."
"우리 손주가 한 봉지씩 사쥐요. 이걸 녹여 먹는 동안은 걱정이 사라져.”
"네"
그 말에 어머니는 청포도 사탕을 받았다. 어머니는 천천히 사탕을 녹여 먹었다. 사탕이 너무 커서 입천장이 까지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사탕을 먹으니 미식거리는(메슥거리다的方言型,恶心)기분이 사라졌다. 어머니는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중얼거렸다. 포도야, 아빠는 괜찮을 거야. 그래서 내 태명은 포도가 되었다.
아버지는 육 개월을 입원했고 퇴원한 뒤에도 일 년을 넘게 요양해야 했다. 어머니는 오 년 넘게 부은 적금을 깨서 아버지의 병원비를 냈다. 원장이 미용실 옆에 딸린 방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게 해주었다.
아버지는 방에 누워 파마를 하러 온 여자들의 수다를 들었다. 대부분은 시어머니나 남편의 흉이었다.
"집안 이야기를 밖에 나와서 하다니."
아버지는 시댁 욕을 하는 여자들을 욕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여자들이 욕을 하는 시댁 사람들을 같이 욕하기 시작했다.
"아니, 여자들이 뭔 죄가 있다고."
아버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 보험외판원 아주머니를 기다렸다. 그 아주머니는 올 때마다 보험사기를 치다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결국 사망 보험금을 노리고 피로 회복제에 독약을 타가지고 배다른 여동생을 죽인 사건지."
"사람들이 어쩜 이렇게 잔인하대요? 그럼 교통사고로 사망한 여자는 왜 죽인 거예요?
"그건,남편이 내연녀랑 짜고 아내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인 거지. 나쁜 거들, 아이구! 근데 잘 안된 사람도 있어. "
"누구요?"
"빛에 허덕이던 남자가 자식들에게 보험금이라도 남기려고 죽고 말한 거야.
"어쭉했으면 그랬을까? 남일 같지가 않네요."
"그랬지? 근데 자살인 게 밝혀져 보험금을 받지는 못했어. "
"이것 울음소리 맞지? 저방 안에 누구 살아?"
"아니에요."
아버지는 그 얘기를 방 안에서 듣고 슬프게 울었고, 한 달도 넘게 우울증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어머니는 골방에서 너무 오래 누워 있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어머니는 다방이라도 가라며 아버지를 밖으로 내쫓았다.
돈이 아까웠던 아버지는 요구르트를 하나만 사서 동네 뒷산으로 갔다. 그리고 약수터에서 만화가게를 운영했던 노부부를 알게 되었다. 노부부는 홀라후프를 아주 잘했다. 부부가 홀라후프를 하면 아버지는 그 앞에 앞아서 박수를 치며 구경을 했다. 어느 날부터는 요구르트를 세 개씩 사서 약수터를 갔다. 아버지가 요구르트를 드리면 노부부는 아버지에게 쑥떡을 주었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 얘 웃게 하려고 홀라후프를 시작했어요."
“허리를 흔들며 홀라후프를 돌리는 게 신기했나 봐. 내가 홀라후프를 하면 그 애가 까르르 웃었지."
"홀라후프를 해서 나는 건강해졌다. 우리가 아들보다 오래 살고 말았어요.”
할머니가 혼장말처럼 중얼거렸다.
몇 달이 지나자 노부부는 아버지에게 자기들의 만확가게를 인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할아버지가 암에 걸렸다고. 그래서 이참에 세를 준 만확가게를팔아 시골로 내려가려 한다고. 만확가게 인수 제의를 받은 날 아버지는 꿈을 꾸었다.
"아니, 꿈에서 커다렇고 하얀 상아를 지닌 코끼리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거야."
"아니, 태몽 같은데요."
그래서 동생의 태명은 코끼리가 되었다.
그 꿈을 꾸고 사흘 뒤 아버지가 다녔던 회사에서 뒤늦게 사고 보상금을 지급해주었다. 사고를 당했던 다섯 명의 노동자 중에서변호사가 된 조카가 있었는데, 그 조카가 무료로 소송을 걸어주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그 돈으로 가게를 인수했다.
아버지는 만화가게 이름을 코끼리 만화방으로 바꾸었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배에 손을 올려놓고 자주 이 말을 했다.
“아주 운이 좋은 녀석이 나올 것만 같아."
몇 년 후에 건설회사에서 찾아와 아파트를 짓는다며 비싼 가격에 가게를 사겠다고 했다.만황가게를 판 돈으로 이 층 짜리 건물을 산 부모님은 건물 일 층에 미용실과 지물포를 차렸다. 코끼리 미용실과 코끼리 지물포.
아버지의 말대로 동생은 운이 좋았다. 유치원 때는 아이들이 단체로 식중독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 동생만 유일하게 무사했다. 동생의 말에 의하면 그날따라 괜히 달걀찜이 먹기 싶었다는 거였다. 중학생때는 늦잠을 자서 늘 타야 할 마을버스를 놓쳤는데 그 버스가 트럭과 충돌해서 두 명이나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운이 좋았다는 동생에게 일이 생겼다.
" 너의 동생, 간 이식밖에는 방법이 없단다. 니가 수술만 해주면 이 집은 너에게 다 주마, 응?"
"싫어요."
"뭐? 이 못난 놈!"
어머니는 못난 놈이라고 욕을 했다. 못된 놈이 아니라 못난 놈이라니. 나는 그 말이 이상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야 나는 부모님이 주말농장을 만들려고 사둔 땅이 동생 명의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 땅이 수십 배 올랐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 어머니는 잘 못 알고 있었다. 동생은 늘 운이 좋았고 그래서 동생 옆에 있으면 나는 늘 운이 나쁘게 느껴졌다. 나는 그게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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